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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근 교수는 2002년 국내 최초로 대덕대학에 타이어공학과를 설립했으며, 현재 대덕대학 미래자동차학과에 재직중인 모빌리티 전문가 입니다. 미래 모빌리티와 관련된 깊이 있고 다양한 정보를 '이호근 교수의 퓨쳐 모빌리티'를 통해 독자 여러분께 제공하고자 합니다.

요소수 부족 사태, 해결 방법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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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호근(leehg@ddc.ac.kr)
승인 2021-11-09 17:17:49

본문

최근 요소수로 난리다. 국가 경영 위기 상황까지 거론될 정도다. 언론에서 여러차례 언급한 내용이지만, 우선 요소수가 뭔기 한번 이야기 하고 넘어가야겠다. 최근 들어 자동차 하면 환경에 대한 이슈가 떠오른다.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사건도 결국 차량의 성능향상과 환경오염과의 관계에서 비롯된 것이고, BMW 화재건도 배출가스 저감장치인 EGR의 과다사용 혹은 설계결함이 원인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경유 차량은 특히 매연 및 질소산화물에 대한 규제가 매우 강력하다. 질소산화물이 1급 발암물질이기 때문이다. 2015년 이후 유로 6가 적용되면서 이후 출시되는 디젤 차량에는 질소산화물을 줄이기 위한 선택적 환원촉매제 즉, SCR(Selective Catalytic Reactor)이 의무 장착되어 있다. SCR은 요소수가 분사되면서 촉매제로 작용해, 질소산화물을 물과 질소로 분해해서 오염물질을 대폭 줄이는 기능을 한다. 결국 요수가 부족하게 되면, 배출가스 중 질소산화물 분비가 과다하게 되고 법적 기준을 넘어서게 되는데, 아예 차량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소프트웨어가 락을 걸어놔서 운행이 불가능하게 만들어 놓았다.

 

글 /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부 교수)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은 다른 주요국에서는 이런 요소수 대란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왜 우리나라에서만 갑작스레 기승을 부리는 건가. 우선은 우리나라는 경유차 비중이 매우 높다. 선진국은 3% 미만이 대부분인데, 우리나라는 38% 정도로 매우 높다. 거기에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를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중국은 매년 약 500만톤을 세계시장에 공급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2020년 중국의존도가 88%에서 올해 들어서는 97%로 늘어나고 있다. 무역협회 자료를 기초로 하면 66.1%가 중국으로부터 수입된다고 한다. 어떤 통계를 따르더라도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것이 사실이다. 

요소는 석탄이나 천연가스에서 추출해 생산하는데 중국이 호주산 석탄 수입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자국 내 석탄이 부족해지자 사실상 요소 수출을 중단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2021년 8월말 기준 디젤화물차가 총 333만대 정도인데, 그 중 요소수를 사용하는 운송트럭이 200만대 정도를 차지한다. 결국 요소수가 부족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이번 위기를 가져온 것이다. 더군다나 중국의 요소수 수출 금지가 지난 15일에 발표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요소수 부족의 위기를 예측하지 못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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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이 장기화된다면 전국적인 물류대란 뿐만 아니라 대중교통 대란 등 다른 분야도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게 될 것이고, 일상 전반에 걸쳐 경제가 휘청거리는 상황까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반 디젤 승용차나 SUV의 경우 6개월에 한 번 정도 넣기 때문에, 다소 위기의식이 부족할 수 있으나, 화물트럭의 경우 1주일에 두 번 정도 요소수를 넣어야만 운행이 가능하다. 소방차나 지방의 대중교통인 일부 디젤버스도 모두 해당되는 이야기이며, 봉고차나 1톤 트럭 등 택배 차량도 대부분 요소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우리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큰 위기가 올 수 있다.

다행히 정부가 11월 7일 회의를 열고 대응방안을 논의하면서, 적극적이 대처로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이번 주 호주로부터 요소수 2만 리터를 군 수송기를 이용해 긴급 수입하기로 결정했다. 정부의 늦었지만 적극적인 행동에 박수를 보내야 하는지 고민하기 전에, 일단 20,000ℓ리터가 어느 정도의 양인지 단순하게 계산해 보자. 탱크로리 트럭이 32,000ℓ다. 물론 수입 다변화를 통해 들여오는 적극성은 칭찬해야겠지만, 트럭 1대분에도 모자라는 20,000ℓ를 그렇게 급히 군용기로 배송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수긍하기 어렵다. 

우리나라가 지난해에 판매된 요소수가 204,770,000ℓ 정도라고 한다. 단순계산으로도 한 달 사용량이 17,000,000ℓ 정도 되며, 30일로 나눠보면 하루 사용량이 568,000ℓ이다. 24시간으로 나누면 시간당 사용량이 23,700ℓ 나옵니다. 급한 불을 껐다고 해야 할지는 각자 판단에 맡기겠다. 더욱이 현재 요소수의 생산원료인 요소가 국내에 고갈된 것도 아니고, 이달 말까지 생산이 가능한 재고는 남아 있다고 보도되고 있다. 요소수 구하는 것이 불가능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재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당장 발등의 불이 떨어진 것이다. 정부가 1시간 사용량이 조금 더 되는 분량을 군 수송기로 실어오는 모습은 정부에 대한 신뢰 보다, 요소수를 못 구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을 심어주기에 더 효과적인 뉴스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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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운전자들은 요소수 없이도 차량을 운행할 수 있게 하는 불법개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더욱이 정부가 단속을 유예한단다. 정말 기가 찰 노릇이다. 대놓고 우리는 대책이 없으니 불법 개조로 버티라고 소리치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 이러한 불법개조는 매우 위험할 수 있다. 환경측면에서 매우 안 좋다는 것은 설명을 안 해도 될 듯하다. 습니다. 다른 문제는 SCR 노즐이 지속적으로 열과 배기가스에 노출되면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제수를 넣고, 질소산화물 과다 배출에 대한 경고신호를 무시하도록 프로그램을 변경해서 사용하는 방법이 유일한데, 장기간 사용시 어떤 영향을 끼칠지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유로 6 이전 기준차량으로 회귀하는 것이기 때문에, 배출가스 과다 문제만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기술적으로 가장 현실성 있는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차종별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2,000,000대의 차량을 서비스센터에 입고시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향후 요소수 사태가 진정된 후 소프트웨어를 다시 복구하는 일도 남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온라인에서는 수돗물로 요소수를 만드는 방법이 공유되기도 하고, “소변을 이용해 요소수를 만들 수 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요소수의 제조법을 보면 가능해 보인다. 요소수는 그 제조법이 간단하기 때문이다. 이론상으로는 농도 32.5%, 어는 점 –11℃만 맞추면 된다. 결국 물 675g에 요소 325g을 넣고 완벽하게 녹이면 된다. 그런데, 정밀하게 설계된 SCR 장치는 관리 면에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 특히 물의 상태라든가, 원료가 되는 요소의 순도가 기준에 미달하면서 발생하는 착염 등은 SCR 장치 고장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실제 트럭처럼 요소수의 사용량이 많은 경우, 품질이 좋지 못한 요소수를 사용했을 때 착염 정도가 심해져 SCR 장치를 교체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비용이 600만원 이상이고 대형의 경우 1,000만원 가까이 든다. 그러다 보니, 요소수의 법적 품질 규제치는 철(Fe), 구리(Cu) 등의 불순물 금속이온 총 함량이 3.8ppm 이하여야 하고 물도 정제수를 써야하는 등 매우까다롭다. 이러한 기준은 독일 자동차공업협회가 지정하는 애드블루(Ad-Blue)가 국제적인 품질 인증 기준으로 통용되기 때문이다. 

결국 비율을 정확히 맞추고 요소 및 물의 불순물 등이 없다는 가정 하에 대체 가능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으나, 전문회사에서 만든 제품이 아닐 경우 장기간 사용 시 불순물의 누적 등으로 인해 어떤 고장이 발생할지 알 수 없으므로 권하기 어렵다. 소변으로 만들겠다는 방법은 거론하지 않겠다.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이달 중순까지 검토한다고 한다. 현재 정부기관에서 차량 2대로 테스트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문제는 장기적인 사용에서 어떤 문제가 도출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향후 SCR 고장이 발생 시 AS 문제에서 비용을 지급할 대상이 애매해질 수 있다. 제작사는 무상 수리를 거부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차주 입장도 억울할 따름이다. 결국 판매를 허락한 정부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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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화를 통한 자급은 어려운 일인가 자문해 본다. 과거에는 국내에서도 요소를 생산하는 업체들이 있었으나, 석탄이나 천연가스가 나는 중국, 러시아 등 산지 국가들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요소 생산 업체들이 2013년 전후로 모두 없어졌다. 한국비료도 요소 생산 적자 끝에 2011년 생산을 중단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내 업체가 다시 요소 생산에 뛰어들 수도 있지만, 설비 구축 후 생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고, 중국 등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결국 못 만드는 것이 아니고 안 만드는 것이다. 

이번 사태로 요소수도 전략물자로 구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매우 높다. 결국 정부가 할 일은, 우선은 수입처 다변화를 위해 외교채널을 동원해야 한다. 베트남으로부터 200톤 요소를 수입한다는 소식도 들여오고 있으며, 중국 외 국가도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현재 물량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서 매점매석과 가격 폭등을 막는 것도 정부가 할 일이다. 산업용을 전환해서 사용할 때의 문제점 분석과, 아니면 정제수를 넣고 프로그램 업그레이드를 통해 SCR을 무력화해서 사용하는 방법과 이에 대한 부작용도 함께 논의되야 한다.

 

물론 이런 편법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환경오염을 논하기엔 현실이 너무 춥고 배고프다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우선이어야 한다. 슬픈 일이다. 전 세계 자동차 생산 3위 국가가, OECD 선진국이 이런 걱정을 하게 될 줄은 진정 상상도 못했다. 지금부터라도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먼 미래를 보고 고민해야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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