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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상품의 관점에서 본 2021 서울 모빌리티쇼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ㅣ 사진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21-12-11 15:13:42

본문

2021 서울 모빌리티쇼가 폐막되었다. 25만명의 관람객을 동원하는 등 코로나 상황에서, 그리고 모터쇼의 하향세에 비추어 볼 때 나쁘지 않은 성과였다고 생각할 수 있다. 최소한 미래차 시대의 여명기, 그리고 미래차 산업에서 보다 경쟁력을 갖고 있는 우리 나라의 자동차 산업과 시장을 고려할 때 적절한 시기에 모빌리티를 주제로 변신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글 / 나윤석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
그러나 필자는 좀 다른 관점에서 2021 서울 모빌리티쇼를 바라보고자 한다. 그것은 바로 ‘상품으로서의 모빌리티쇼’다. 상품의 정의는 ‘수익을 획득하기 위하여 판매하는 유무형의 제품’이다. 즉 아무리 훌륭한 결과물이라고 할 지라도 상품은 팔리지 않는다면 상품으로서는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이 코너의 제목이 ‘Productive Product’이다. 따라서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모터쇼의 위축과 이에 따른 모빌리티쇼로의 변신이 얼마나 서울 모터쇼, 아니 모빌리티쇼의 상품 가치를 효과적으로 지켜내고 있는가를 확인하는 것이 이번 칼럼의 목표인 것이다. 

상품 기획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제품이 표현하고자 하는 명확한 주제, 명확한 핵심 고객, 그리고 이들에 걸맞는 상품의 구성과 포지셔닝이다. 이 원칙을 서울 모빌리티쇼의 평가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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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는 명확하다. 지금까지의 모터쇼가 자동차만을 대상으로 했다면 이제는 다양한 모빌리티와 관련된 유 무형의 제품으로 상품군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자동차가 다양한 모빌리티로 확대, 진화하는 미래차 시대의 조류이므로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상품으로서의 모터쇼 – 이제는 모빌리티쇼 – 는 두 가지 측면을 갖는다. 하나는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시회 혹은 축제, 즉 페스티벌(festival)의 측면이며 다른 하나는 바이어 등의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페어(fair)의 성격을 갖는다. 

소비자 대상의 상품으로서 이번 서울 모빌리티쇼는 긍정적인 측면이 더 컸다. 첫번째는 금년 계속 이어진 현대차그룹이 본격적으로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 구축한 것에 이어 이번 모빌리티쇼에서는 독일 프리미엄 3사의 본격적인 전기차 제품들이 출품됨으로써 미래차의 일부인 전기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을 확고히 하였다는 점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관람객 경험의 질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일반 관람기간에 전시차량의 문을 잠그는 브랜드들이 다수였었던 것에 비하여 이번 모빌리티쇼 기간에는 차량을 자유롭게 살펴보는 것은 물론 도슨트까지 배치하여 차량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제공하기도 했다. 전기차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승 체험 기회의 제공이 많아졌다는 것도 중요한 발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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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진정한 모빌리티를 소비자들에게 소개하는 데에는 미흡했다. 새로운 모빌리티의 일부인 전기 자전거나 전기 스쿠터, 전동 킥보드 등의 경험조차도 특정 계층에게 편중되어 있는 것이 현재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소비자들의 경험과 이해의 수준이다. 따라서 모빌리티쇼는 앞으로의 모빌리티 세상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의 큰 그림을 일반 대중들에게 알릴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기회였다. 그러나 그런 기획은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다. 실제로 출품 제품들을 보면 기존 대형 브랜드들의 전기차 라인업 이외에 전시된 것은 전기 스쿠터 업체 하나에 불과했다. 다양해지고 치밀해지는 모빌리티 디바이스의 구성을 전혀 보여주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면 B2B 대상 페어로서의 효과는 어땠을까? 솔직히 매우 아쉬웠다. 그것은 자동차 산업이 미래차를 포함한 모빌리티 산업으로 변신하는 과정을 담지 못했다는 데에 가장 큰 이유가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 국가 등 지역내의 제조업 기반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또한 미래차 산업과 친환경 시대 조류를 포괄한 각국의 그린 뉴딜 정책이 효과적인 경제 회복 효과를 내기 위하여 배터리 등의 핵심 부품 역량을 역내에 갖고자 하는 움직임이 매우 강하다. 

미래차 산업에서 우리 나라의 경쟁력은 매우 강하다. 물론 배터리 등 핵심 모듈의 경쟁력이 강하다. 미국과 유럽이 우리 나라 배터리 생산 업체의 공장을 역내로 유치하려는 노력과 동시에 적지 않은 견제를 받고 있는 것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 미래차 산업의 진정한 경쟁력은 탄탄한 밸류 체인에 있다. 즉, 우리 나라만큼 미래차 산업에 필요한 기술 및 제조업 역량이 이미 국가 내에 효과적으로 집중되어 있는 경쟁자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중국과의 경쟁 관계는 다른 글에서 다루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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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B2B 페어로서의 서울 모빌리티쇼가 성공하려면 우리 나라의 미래차, 그리고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강력한 밸류 체인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었어야 했다. 즉, 한국에 오면 기초 단계부터 즉각 제품 생산에 투입할 수 있는 완성형 모듈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기술과 부품들을 쉽게 – 즉 효율적으로 –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어야 한다는 뜻이다. 

즉, 서울 모빌리티쇼는 ‘대한민국 모빌리티 주식회사’의 쇼 케이스가 되었어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 나라 모빌리티 산업의 마스터플랜을 보여주려는 노력이 행사 기간중 개최되었던 세미나를 통하여 일부 담겨지기는 했다. 연사로 참여한 개별 기업 및 단체를 통하여 각자의 구체적인 준비 상태와 진척도를 어느 정도 엿볼 수는 있었다. 그러나 이종욱 모빌리티 학회 회장의 발표에서 볼 수 있듯이 법과 제도가 달라지지 않으면 융합적 특성이 두드러지는 4차 산업의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 현주소를 잘 알려준다.

이번 모빌리티쇼는 출품사 감소와 함께 전시 면적이 많이 작아졌다. 특히 부품사들의 출품이 거의 없었다. 만일 미래차 산업을 주관하고 있는 국토부가 유관 부서인 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의 협조를 얻어 우리 나라 모빌리티 및 미래차 산업의 밸류 체인에서 대표적인 기업들 – 주로 부품사들 – 을 체계적으로 배치하여 우리 나라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경쟁력을 한 눈에 보여주는 대한민국 모빌리티 산업 전시관을 운영했더라면 훨씬 효과적으로 우리 나라의 모빌리티 경쟁력을 홍보하면서 동시에 부품사들의 실질적 매출 증가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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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번 말하지만 미래차, 모빌리티 시대로의 전환은 우리 나라가 리더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아마도 평생 유일의 기회가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 나라의 역량을 보여주는 총력전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임팩트 있게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서울 모빌리티쇼는 이를 위한 최적의 쇼케이스가 될 수 있었다.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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