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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은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이며 컨설턴트이다. 그는 수입차 태동기인 1980년대 말부터 수입차 업계에서 종사했으며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사업 계획 등의 전략 기획 업무를 중심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에도 조예가 깊다.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프리세일즈 부장,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제너럴 매니저 등을 지냈다.

CES 2020 리뷰 - 삼성과 퀄컴, 현대차와 토요타, 그리고 소니와 보쉬 (2편)

페이지 정보

글 : 나윤석(stefan.rah@gmail.com)
승인 2020-02-03 07:17:14

본문

(1편에서 계속)

삼성과 퀄컴같은 CES의 터줏대감들이 자동차 산업에 적극적인 자세로 변신하는 만큼 기존의 자동차 브랜드들도 CES 2020을 통하여 이제는 자동차 산업이 CES의 어엿한 주인공임을 강조했다. 지금까지 CES에서 자동차 산업은 ICT 기업들의 새로운 시장 혹은 먹잇감일 뿐이었다. 하지만 자동차 산업은 앞으로 서비스 중심의 산업이 되겠다는 말로 요약되는 지난 몇 해의 고심끝에 자신의 강점을 깨달은 것 같다. 그것은 ‘자동차는 종합 예술’이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는 자동차 산업의 독특한 성격에서 찾을 수 있다. 그것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하나로 엮을 수 있는 가장 유망한 산업 영역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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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가 보여준 우븐 시티(Woven city)는 사람들이 물리적으로 모여 사는 도시라는 오프라인 커뮤니티의 전형을 지하의 수소 에너지 네트워크와 e-팔레트 자율 주행 다목적 플랫폼으로 이루어지는 물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인공지능과 로봇 등으로 이루어지는 인공 생태계이다. 즉 지상의 사람들은 동화속의 도시처럼 아늑하고 문화적인 곳에 살지만 지하는 최첨단 에너지 – 물류 – 인공지능으로 돌아가는 인프라가 기술의 극단을 구성하며, 이 도시를 통하여 토요타는 사람들이 실제 생활하면서 만들어내는 살아있는 데이터를 얻는다. 즉, 토요타는 수소와 자율주행차라는 자신의 미래차 핵심 기술의 활용 방안을 위한 데이터를 사람들이 사는 도시라는 매우 고전적인 방법으로 얻는 자동차 산업체만이 할 수 있는 방법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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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제시한 지상과 하늘을 이어주는 허브로 구성되는 도시 교통 솔루션은 자동차 산업은 2차원을 벗어나 3차원으로 확장되면서 하늘까지 사업 영역으로 포함시키겠다는 야망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것 역시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오프라인 커뮤니티라는 인간 사회의 매우 중요한 요소를 지켜나가는 일은 자동차 기업이 잘 할 수 있는 것 가운데 하나라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육상용 자율주행차인 PBV는 이동은 물론 침실의 기능까지도 제공할 수 있는 생활의 공간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허브는 사람들이 모이는, 즉 진정한 사람들의 허브 역할을 꾀한다. 현대차의 통합 교통 솔루션에는 다양한 ICT 기술이 사용된다. 즉 자동차 산업은 새로운 솔루션을 오프라인 커뮤니티를 바탕으로 창조하여 ICT 산업에게 새로운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중요한 고객이라는 점도 함께 강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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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ICT 업계와 자동차 업계가 서로의 영역을 넘보며 힘겨루기를 하고 있을 때, 또 다른 전투의 불씨가 지펴지고 있었다. 보쉬의 선전포고와 소니의 전기 컨셉트카 공개가 대표적인 예다. 먼저 소니의 순수전기차 컨셉트 모델인 비젼 S는 소니가 자동차 제작에 뛰어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궁금증을 일으킬 정도로 상당한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사실 이 소니의 컨셉트카는 소니가 전기차를 직접 만든다기 보다는 부품의 개수가 줄어든 전기차의 특성상 사양 조정이 가능한 기성품 모듈을 티어1으로부터 구입하여 자동차를 제작하는 것이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면이 더 중요하다. 소니 비젼 S에게 전기차 모듈을 공급한 오스트리아 회사인 마그나 슈타이어는 현재도 메르세데스 벤츠 G 바겐과 재규어 E 페이스, BMW Z4 등을 위탁 생산하는 등 자동차 위탁 생산과 개발 능력을 가진 자동차 엔지니어링의 강자다. 마그나 슈타이어의 모기업인 마그나는 북미 최대의 자동차 부품 회사다. 즉 남의 자동차를 위탁 생산하고 엔지니어링하며 부품을 공급하는 마그나가 자동차 제작사로 발돋움하기 좋은 기회인 것이다.


반면 소니의 경우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일단 소니는 세계 1위의 카메라 센서 공급자로서 자율 주행과 다양한 기능을 위한 카메라를 탑재할 수 있다. 하지만 카메라 센서를 판매하기 위해 자동차를 직접 만들 필요는 없다. 그보다는 21세기 소니의 가장 큰 자산인 컨텐츠를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의 자동차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생각한다. 즉 소니와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한 자동차 브랜드는 소니 뮤직과 소니 픽쳐스 소유의 음악과 영화를 무료 또는 저렴한 가격으로 구독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쇼 케이스라는 것이다. 즉 소니 비젼 S는 마그나가 전기차를 기점으로 자동차 제작사 혹은 메이저급 티어 1으로서 발돋음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면서 소니의 컨텐츠 및 카메라 센서 비즈니스를 위한 쇼 케이스였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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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하여 보쉬는 훨씬 직설적인 도전을 선택했다. 구글을 비롯한 기존 정보통신업계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인공지능(AI) 시장으로의 도전을 선택한 것이다. 사실 프레젠테이션의 수준은 거의 도발에 가까울 정도로 공격적이었다. 지금까지 인공지능 생각할 때 떠오르는 영화가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터미네이터 등 인공지능의 폭주가 주는 불안감이 앞선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시작한 것. 즉 지금까지 IT 업계가 만든 인공지능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할 수 없어서 불안한 블랙박스와 같은 것이었다며 자동차 산업의 최대 기술 기업인 보쉬 자신은 인공지능을 더 이상 블랙박스로 불안하게 놓아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CES의 주인 격인 IT 기업들의 핵심부를 그들의 최첨단 기술로 공략하겠다는 선전포고였다.


보쉬는 이것을 단순한 선전포고 수준에서 멈추지 않았다. 2015년에 사물인터넷의 기준을 세웠던 자신의 업적을 끌어와 2020년의 인공지능 기준 제시 목표가 단순한 말이 아님을 보여주었고 이미 이루어진 고용 – 투자, 그리고 이미 발생한 인공지능 관련 매출을 보여주면서 보쉬에게 인공지능은 이미 중요한 사업 영역으로 자리잡은 현실임을 강조하여 보쉬의 도전이 매우 구체적인 계획임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공지능 연구의 과정에서 얻어진 일종의 ‘부산물’을 공개했는데 하나는 스마트 렌즈이고 다른 하나는 질병 진단 소프트웨어로서 각각 구글 글래스와 IBM 왓슨을 연상시키면서 IT 기업들의 대표적 업적이 이미 보쉬의 업적 안에 들어와 있음을 보여주며 자신의 역량을 보여주었다.


이렇듯 CES 2020은 ICT의 대표 기업과 자동차 산업의 메이저 브랜드 사이에 벌어지는 긴장감과 기술 및 컨텐츠를 통한 업계의 무한 경쟁을 예고하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자동차가 제품으로도, 컨텐츠 플랫폼으로도, 그리고 새로운 기술의 개발용 뮬로도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었다.


따라서 이제 자동차는 CES의 주인공이 되었다.

 

글 / 나윤석 (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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