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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오토뉴스 채영석 국장은 30년 동안 자동차 전문기자로 활동해 왔으며 인터내셔널 엔진 오브 더 이어, 월드 카 오브 더 이어의 심사위원이다. 골드만 삭스 등 투자은행들과 다른 시각으로 산업 분석을 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3,000종 이상의 차를 타고 시승기를 쓰고 있으며 세계적인 모터쇼와 기술세미나 등에 참석해 글로벌 차원의 트렌드 분석에 힘을 쏟고 있다. 2013년 골드만 삭스가 유가 200달러 시대를 이야기했을 때 역으로 유가 폭락 가능성이 있다는 칼럼을 쓰기도 했다.

253. 미국의 발목잡기/중국 시장 부진/러시아 철수, 그리고 현대차그룹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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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23-05-02 12:54:55

본문

누구도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시기이다. 역사적으로 언제나 그랬고 불확실성이라는 단어가 등장한 지도 오래됐지만 지금은 그 차원이 다르다. 특히 자동차산업에서는 파워트레인이 내연기관에서 전기모터로 바뀌고 있고 그것을 추동할 재생에너지 비율은 한국을 제외하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그만큼 화석연료 발전량은 감소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라는 용어를 동원하며 패러다임을 바꾸고 그 속에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높이고자 하는 IT업계 등 소위 말하는 외부의 파괴적 경쟁자들도 점차 그들이 힘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달리고 돌고 멈춘다’고 하는 자동차의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 이동성이라는 단어로 바꿔 퍼스트 투 라스트 모바일까지를 거론하지만 당장에는 네 바퀴로 달리는 자동차가 중심이다. 독일이 발명한 내연기관차를 생산방식의 변화로 미국을 자동차 왕국으로 만든 포드와 GM, 새로운 생산방식을 동원해 잃어버린 30년의 일본과는 반대로 세계 1위 자동차회사로 등극한 토요타자동차 등의 예에서 보듯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사고방식이 있어야만 미래를 전망할 수 있다. 레거시 자동차회사들이 테슬라라는 외부의 파괴적 경쟁자와 전혀 다른 싸움을 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그 과정에서 현대차그룹, 즉 한국의 자동차산업은 어떤 방향성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짚어 본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현대차그룹은 2022년 전 세계 신차 판매 대수 684만 5,000대로 토요타(1,048만 3,000대)와 폭스바겐그룹(848만 1,000대)에 이어 처음으로 세계 3위에 올랐다. 이는 20세기 자동차 왕국이었던 미국 GM의 593만 9,000대는 물론이고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의 615만 7,000대와 비교하면 대단한 성적이다. 현대차그룹은 2010년 세계 5위에 올랐고 2020년에는 4위, 2021년 5위였다가 3위에 올랐다. 참고로 브랜드별로는 토요타 브랜드는 885만 5,000만 대, 폭스바겐 브랜드는 489만 7,000대로 큰 차이가 난다.

이 데이터에서 주목할 것은 토요타를 제외하고는 모두 그들의 최고점에서 크게 하락했다는 것이다. 폭스바겐도 2018년 1,027만 대를 판매하며 르노닛산미쓰비시연합과 토요타를 제치고 유일하게 1,000만 대를 돌파한 적이 있었으나 미·중 패권전쟁과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붕괴 등으로 인해 지금은 900만 대 이하로 하락했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2014년과 2015년 800만 대선까지 치고 올라갔었으나 2022년에는 684만 대 수준까지 하락했다.

미국을 자동차 왕국으로 만들었던 GM의 연간 생산 대수가 가장 많았던 것은 2017년의 997만 6,000대였으나 이후 매년 100만 대가량 줄어 2022년에는 2017년 대비 42%가량 감소했다.

이 상황에서 토요타는 2022회계연도 전 세계 생산 대수는 6.6% 증가한 1,072만 9,298대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판매 대수도 1,055만 8,007대로 여전히 유일한 1,000만 대 메이커로 군림하고 있다.

이는 전기차로의 전환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고 전기차가 뉴스를 지배하고 있는 것과는 다른 결과다. 다른 한편으로 전기차로의 적극적인 전환을 하고 있는 메이커들에 비해 그렇지 않은 토요타와의 차이라는 해석도 있다. 


시장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실적의 차이로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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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결과가 나온 배경에는 시장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있다. 토요타는 2004년 생산 대수에서 GM의 874만 5,838대보다 적은 754만 7,177대였다. 그러던 것이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판매가 급증해 2005년에는 823만 대, 2006년에는 906만대로 GM을 제쳤다.

이런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토요타는 해외 생산 비중을 더욱 늘렸다. 다른 브랜드를 인수하는 것보다는 그들의 기술로 생산 시설을 확대해 간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토요타는 2006년 국내 생산 411만 대, 해외 생산 400만 대 수준이었다. ‘2010년 글로벌 비전’을 통해 1,040만 대 목표를 설정하면서 해에 공장 10개 추가, 생산 260만 대 증강 계획을 발표했다. 일본 내 420만 대, 해외 620만 대가 그것이다.

이로 인해 토요타는 2009년 대규모 리콜 사태를 겪었다. 2001년 5만 5,000대였던 리콜 대수가 2005년에는 무려 188만 대까지 늘었다. 2006년과 2007년을 합해 900만 대 가까운 리콜을 해야 했다.

그런 과정에서 토요타는 다시 한번 자세를 바꾸었다. 2007년 발표된  ‘토요타 글로벌 비전 2020’을 통해 ‘지역 제일의 기업’을 내 걸었다. 생산 및 판매에서 세계 1위에 올랐지만, 이윤추구만이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지역사회와 조화하고 동시에 성장함으로써 ‘지구에서 제일가는 기업’을 목표로 한다고 한다. 다국적 기업이 가야 할 길을 제시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리콜 사태로 아키오 토요다를 CEO로 불러낸 토요타는 6년 만인 2014년 3월기(2013년 4월부터 2014년 3월까지)의 영업이익은 2013년기보다 82%나 증가한 2조 4,000억 엔으로 늘며 위기를 벗어났다. 브랜드 가치는 여전히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는 물론이고 테슬라를 앞서 자동차 업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그에 비해 ‘모든 지갑과 목적에 맞는 차’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지배했던 GM은 20세기 말 일본 자동차회사들에 본거지를 내주었고 2009년에는 파산에 이르렀다. 연방 정부의 공적 자금을 투입해 다시 살아는 GM이 선택한 것은 ‘적절한 옷을 입어야 한다.’는 메리 바라의 원칙이었다. 메리 바라는 5년 동안 수익성 없는 업체를 매각했다. 2017년 독일 오펠과 영국 복스홀을 PSA그룹에 매각한 것이 대표적이다. 명분보다 실속을 중시하는 전략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유럽 시장과 러시아와 인도, 태국 등에서도 아예 철수했다. 25개국에 있던 완성차 공장과 부품 공장을 10개국으로 줄였다. 그 결과가 서두에서 언급한 데이터로 나타났다. 그로 인해 GM의 시장 구조에 큰 변화가 발생했다. 2021년 기준 GM은 중국 시장 판매 비율이 46%에 달하고 다음이 북미로 40.9%다. 971만 대를 판매했던 2013년의 중국 32.5%, 북미 33.3%와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다. 앞서 언급한 유럽 시장 등에서의 철수로 인한 것이다. 세계 시장 점유율도 2013년 11.5%에서 2021년에는 7.6%로 하락했다.

물론 그 배경에는 수익성을 탄탄히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미래의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대로 전환하겠다는 논리가 있다.

시장 의존도에서 주목할 업체로는 폭스바겐도 GM 못지않다. 폭스바겐은 유럽과 중국 시장이 주 무대다. GM이 미국과 중국 시장에 의존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런 측면에서는 토요타도 미국 시장에 의존해 왔었다.

폭스바겐은 2022년 말 중국 현지 생산 대수 2,500만 대 돌파가 말해 주듯이 WTO 가입 이후 시장 개방 이전인 1991년에 진출해 중국의 자동차문화를 발전시켜 온 업체다. 그리고 폭스바겐 전체 판매 대수의 35~40%가 중국 시장에서 이루어진다. 그만큼 중국 시장에서의 의존도가 높다.

폭스바겐은 그런 힘을 바탕으로 중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2022년 4월에는 처음으로 글로벌 소싱에 중국 기술회사를 참여시켜 디지털화 및 전동화를 포함한 분야에서 전문 지식을 활용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커넥티비티, 지능형 콕핏, 자율주행, 공유 모빌리티 등 4가지 핵심 분야에 집중해 중국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겠다는 것이다.

물론 폭스바겐뿐 아니라 대부분의 자동차회사는 일 년에 몇 차례씩 중국을 방문하고 투자를 늘려간다. 연간 판매 대수 2,700만 대, 자동차 등록 대수 3억 1,900만 대의 중국 시장이 없이는 그들의 미래도 없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특히 테슬라도 미·중 패권전쟁과는 아랑곳하지 않고 중국 시장에의 투자를 늘리고 있다. 테슬라의 2022년 전 세계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40% 증가한 131만 3,851대였으며 그 중 중국 시장에서 50.26% 증가한 71만 865대를 판매했다는 것이 그 배경이다. 포드에 이어 CATL과의 제휴를 통해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한 것도 맥을 같이 한다.


미·중 패권전쟁, 기술은 시장을 이기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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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2022년 10월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로 대 전환해 새로운 스마트 모빌리티 시대의 문을 연다고 발표했다.  2018년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의 전환을 선언한 데 이은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여기에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를 중심으로 미래 모빌리티와 로지스틱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중심의 모빌리티용 디바이스와 솔루션도 개발한다고 선언했다.

나아가 미래 모빌리티 제품군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개발해 하나의 계정만으로도 미래 항공 모빌리티, 목적 기반 모빌리티, 로보택시, 로봇 등과 연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부분은 사실 투자은행들의 애널리스트들을 겨냥한 것이다. 20세기 말 모든 자동차회사가 파워트레인이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거쳐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로 갈 것이라고 했으나 아직은 요원한 것과 비슷하다.

결국은 시장이 따라주지 않으면 설정한 목표의 달성은 어렵다. 21세기 들어 시장은 중국이 주도해 성장했고 앞으로는 중국 시장 의존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시장은 1,750만 대를 정점으로 지금은 1,400만 대 수준에서, 유럽 시장은 1,300만 대 수준에서 정체되어 있다. 하지만 중국 시장은 2017년 생산 2,902만 대, 판매 2,888만대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2008년 골드만삭스가 시장포화와 공급과잉으로 중국 시장은 1,600만 대 수준에서 성장을 멈출 것이라고 했던 전망을 무색게 하는 수치이다. 그리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주춤했으나 다시 4,000만 시대를 향해 발진하고 있다. 그 배경은 2022년 전기차 시장 60%를 장악한 중국의 전기차가 있다.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우선 선발 시장인 중국에서 존재감을 높여야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다. 20세기 말 토요타와 닛산, 혼다가 미국 현지 공장을 건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예 미국 업체로의 입지를 구축했고 그것을 바탕으로 일본차가 전 세계 자동차 판매의 1/3을 차지한 것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미국이 중국과의 패권전쟁을 하고 있는 것도 결국은 시장 쟁탈전의 일부이다. 하지만 역사가 보여 주듯이 그 동안 세계의 패권은 시장을 따라 움직였다. 중국이 20세기 말의 미국처럼 세계를 지배할 지의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 없었던 규모의 시장 독재가 시작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것은 거대한 중국 시장이 전례 없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글로벌 플레이어들은 "Made in China"에서 "Created in China"로 슬로건을 바꾸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이 입증하고 있다. 


전기차 부문 경쟁력, 미국이 발목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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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은 2016년 179만 2,000대 판매에 시장 점유율 6.4%까지 올라갔었으나 이후 계속 하락해 2021년에는 64만대, 2022년에는 34만 3,000대까지 줄었고 시장 점유율도 1.3%까지 추락했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세계 3위에 오른 기록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또한 2021년에는 아이오닉5가 2022년에는 아이오닉6가 월드 카 어워즈 선정 월드 카 오브 더 이어 등 세계 부문을 석권한 것을 비롯해 세계적인 시장에서의 수상 실적과도 다른 내용이다. 다시 말해 외형적으로 현대차는 지금 전성기를 맞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적은 그렇지 못하다.

그에 대해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상승을 점치는 전문가도 있다. 하지만 2022년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에서 점유율에서 한국 업체들이 23.7%, 일본 7.3%인데 비해 중국업체들은 69%로 2021년의 57.8%에서 크게 상승했다. 

뿐만 아니라 중국 업체들은 기존 3원계 배터리인 NCM은 물론이고 LFP, LFMP, 나트륨 이온, 셀투팩 등 다양한 부문에서의 시장을 확대하고 있으며 그 힘을 바탕으로 지금은 현대차그룹에도 그들의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 업체들은 배터리 부문에서 기초가 강하다는 점 때문에 글로벌 업체들로부터 주문이 밀리고 있다. 그에 비해 팩 타입에 대해 한국 업체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파우치 타입이 주류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으나 지금은 중국업체들의 강점인 각형이 이미 50%를 넘었고 테슬라가 시작한 원통형 배터리도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그러니까 현대차그룹도 시장의 다양성에 맞춰 다양한 배터리를 사용할 수밖에 없어 한국 배터리 업체의 경쟁력이 곧바로 현대차그룹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어쨌거나 미국시장에서는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는 GV70 전기차마저도 광물 때문에 보조금에서 제외됐고 전적으로 미국시장을 위해 개발한 기아 EV9도 당장에 판매에 한계에 처하게 됐다. EV9은 이미 사전 공개된 상태이지만 그 스타일링 디자인만으로도 국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만큼 공을 들여 개발했는데 미국 정부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2032년 67%를 전기차로 하겠다는 미국의 정책의 실현 가능성이 높지는 않아 보이지만 다분히 중국을 의식한 것이라는 점은 참고할 필요가 없다. 그보다는 미국 업체들의 경쟁력 확보의 시간을 벌어주겠다는 의미라는 지적에 유념해야 한다. 


소프트웨어 중심 전환기에 발생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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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지금 중국시장의 추락과 미국시장의 정체에 고민하고 있다. 거기에 내부적으로는 소프트웨어의 디버깅으로 제품에서 하자가 발생하며 소비자들의 불만이 증가하고 있다. 하드웨어처럼 당장에 자동차가 멈추는 수준의 고장은 아니지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중요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점검이 필요하다. 재규어랜드로버가 퀄컴의 고성능 컴퓨터 칩을 가장 먼저 채용했으나 내부 엔지니어들이 그 소프트웨어를 통합하지 못해 다양한 불만이 발생하면서 특히 재규어의 판매가 크게 하락했다. 

소프트웨어는 그 특성상 무선으로 업데이트 할 수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ADAS 부문에서 안전성과 직결될 수도 있는 것이어서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그래서 스마트폰 등 고정된 상태에서 사용하는 가전제품에 길들여진 엔지니어들이 영입되면서 자동차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벌어진 현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1995년 플라자협의로 일본의 반도체산업 등 핵심 산업을 무너트렸고 환율을 통해 일본의 수출 경쟁력을 크게 하락시켰다. 그 결과 일본 경제는 긴 침체에 빠졌고 2022년에도 무역수지 적자가 OECD국가 중 최대를 기록하며 휘청이고 있다. 

지금은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지만 20세기 말과는 다른 지정학적 조건 때문에 뜻대로 되지는 않는 형국이다. 다만 한국이 적극적으로 나서며 지금까지와 다른 환경을 만들고 있다. 

한국은 RE100과 ESG로 대변되는 기후재앙 극복을 위한 노력이 경주되고 있는 글로벌 상황과는 반대로 오히려 재생에너지 발전비율을 당초 목표였던 30.5%에서 23.5%로 낮추었다. 친환경이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하는 세계적인 흐름과는 반대의 길을 택하고 있다. 그러니까 한국에서 생산한 공산품은 수출할 수 없는 상황을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국내 기업들도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서울대행정대학원 박상인 교수는 그로 인해 산업공동화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본 경제는 끝없는 침체를 거듭하고 있지만 토요타가 세계 시장을 개척해 세계 1위 자동차업체가 됐던 것을 반면 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을 하는 전문가도 있다. 그렇다면 20세기 말 일본 업체들이 해외로 나갔던 것처럼 현대차그룹도 지금의 환경이라면 해외로의 진출을 강화하는 것만이 살 길일 수 있다는 유추가 가능하다. 국내에서 법인세 줄여준다고 공장을 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이야기는 한국의 제조업 공동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 토요타 등 일본 메이커들은 20세기 말  미국이라는 개방적인 시장이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지역 제일의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했고 큰 성과를 거두었다. 지금 현대차그룹은 미국시장에서는 당장에 전기차 초기에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는 상품성을 갖초고 있지만 바이든의 어깃장으로 기회를 박탈 당하고 있다. 중국시장은 한국의 ‘탈 중국’ 보다 더 빠른 속도로 반응하며 현대차그룹의 판매가 급락하고 있다. 

그래서 찾는 것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와 인도 등을 거론한다. 하지만 20세기말 브릭스(BRICs) 를 외치며 성장을 전망했던 미국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의 논리 그 이상이 아닐 수 있다. 지금 브릭스의 논리가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를 확인하면 알 수 있다. 

불과 1년 전, 현대차그룹의 상승세, 그리고 같은 선상에서 시작하는 미래 라는 칼럼을 통해 본격적인 경쟁을 통해 현대차의 전망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것과는 다른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그만큼 대 전환의 시대의 시장은 변화 무쌍하다. 간단하게 보면 미국이 힘을 잃으면서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한 것이 가장 크다. 

미국이 보호 무역주의를 강화하는 것은 미국이 세계 시장에서 주도권을 잃고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모든 일을 미국의 안경으로만 봐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세계의 업체들이 중국으로 가는 것은 중국이 좋아서가 아니라 시장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과 패권전쟁을 하면서 대 중국 수출은 2021년 21%가 증가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KOTRA의 자료에 따르면 올 해 1월 2월에도 2.8%가 증가했다. 

지금 한국의 상황은 그런 말도 부질없는 처지가 되어 있다. 2010년 공장을 건설하고 2020년 GM공장을 인수해 연간 30만대 용량을 가지고 있는 러시아 시장에서의 철수가 더 무겁게 다가온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전인 2021년 기준 러시아에서 기아는 20만5801대를 판매해 12.3% 점유율로 판매 2위, 현대차는 16만7331대를 팔아 10% 점유율로 3위를 차지했다. 그러니까 바이든과 시진핑, 푸틴 모두가 한국차에 제동을 걸고 있는 셈이다. 물론 제동이 걸리게 된 환경을 누가 조성했느냐에 대해서도 짚어 볼 필요가 있다. 다만 언제나 그랬듯이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해결책을 찾았던 현대차그룹의 저력을 믿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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