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 검색
  • 시승기검색
ä ۷ιλƮ  ͼ  Another Car 󱳼 ڵδ ʱ ڵ 躴 ͽ ǽ ȣٱ Ÿ̾  ֳθƮ Ʈ  Productive Product  ī

토요타 수프라가 부활의 노래를 부를 때

페이지 정보

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승인 2019-01-18 03:03:38

본문

토요타의 스포츠카 팬들이 오랜 기간 기다려왔던 수프라가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했다. 그리고 이 수프라를 놓고 지금 인터넷의 세계는 굉장히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누군가는 수프라의 부활을 축하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수프라의 이름만을 빌린 BMW라고 이야기한다. 심지어 일반인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수많은 자동차 관련 매체들도 이를 두고 격론을 벌이고 있다. 아마도 이 토론의 여파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

 

글 : 유일한(글로벌오토뉴스 기자)

 

만약 기자에게 어느 쪽이냐고 묻는다면, 불공정한 대답밖에 할 수 없을 것 같다. 기자의 경우 절대적으로 새로 등장한 수프라에 찬사를 보내는 쪽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토요타가 이 새로운 수프라를 만들기 위해 그 동안 진행한 노력 그리고 환경 보호라는 절대적인 명제 아래 순수한 스포츠카가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현실을 알고 있으니 더더욱 찬사를 보낼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래서 새로운 수프라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하고자 한다.

 

 아키오의 질투와 분함이 담긴 수프라

7a0918b733d099f457111d4d0d25ab04_1547748

토요타는 2002년, 수프라의 명맥을 끊었다. 당시 일본 내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출력을 위해 막대한 배출가스를 내뿜는 스포츠카는 대부분 사라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십 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토요타의 차기 수장으로 등극한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는 토요타의 베테랑 테스트 드라이버였던 ‘나루세 히로시(成瀬弘)’로부터 “토요타 내에서는 우리들처럼 목숨을 걸고 자동차를 만들고 있는 사람이 있다”라는 일갈을 들었다.

 

이 말을 들은 후 도요다 아키오는 그 동안 즐기던 골프를 그만두고 그에게 운전을 배웠다. 운전을 배우며 독일 뉘르부르크링을 주행할 때 그가 사용했던 자동차는 단종된 지도 상당히 오래된 토요타 수프라. 운전을 배우고 서킷을 주행하던 그의 수프라를 위장 패턴을 적용한 다른 브랜드의 스포츠카들이 손쉽게 추월해 지나갔다. 예나 지금이나 뉘르부르크링은 성지이고, 많은 자동차들이 이곳에서 테스트를 진행하며 다듬어진다.

 

7a0918b733d099f457111d4d0d25ab04_1547748 

당시 토요타에는 딱히 지칭할 만한 스포츠카가 없었다. 비록 위장을 하고 있어도 한 눈에 봐도 날렵해 보이는 스포츠카들이 그의 낡은 수프라를 가볍게 지나가자, 아키오의 마음속에서는 질투와 함께 분함이 일었다. ‘토요타의 브랜드로 멋진 스포츠카를 만들어 주겠어!’ 수프라의 부활을 꿈꾸던 것도 그 때 즈음이었다. 그러나 토요타는 신중해야 했다. 스포츠카의 부활을 외친 것은 좋았지만, 시장은 냉정하고 스포츠카는 수익을 낼 수 있는 자동차가 아니다.

 

그래서 합작을 먼저 시험했다. 스바루가 가진 기술과 토요타의 기술을 혼합해 제작한 GT86이 세상에 등장한 후, 그에게는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겼던 것 같다. 그 즈음 BMW와 자동차 관련 협업이 이루어지고 있었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 그는 GT86의 개발자인 ‘타다 테츠야(多田哲哉)’에게 전화를 걸었다. 독일에 가서 수프라의 부활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을 지시한 것이다. 그리고 7년 뒤, 드디어 위장막을 벗은 수프라가 2019 NAIAS 무대에 올랐다.

 

 수프라의 정체성, 디자인에 담다

7a0918b733d099f457111d4d0d25ab04_1547748

신형 수프라는 토요타가 2014년에 발표한 FT-1 컨셉트의 디자인을 많이 계승하고 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컨셉트 모델뿐만 아니라 역대 수프라의 디자인과 정체성 그리고 2000GT의 디자인까지도 물려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세히 보고 있으면, 헤드램프와 차체의 라인에서부터 4세대 수프라와의 연결점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라인이 너무 과하고 깔끔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지만, 수프라는 선대 모델부터 그랬고 그것을 지금도 그대로 갖고 있다.

 

7a0918b733d099f457111d4d0d25ab04_1547748 

헤드램프는 하단에 가로로 길게 돌출된 LED 주간주행등 라인이 있어 한 번에 알아보기 쉽지 않겠지만 4세대 수프라의 헤드램프와 거의 동일한 디자인으로 다듬어졌다. 공기역학을 위해 누워있는 형태부터 끝 부분에서 각을 준 형태로 떨어지는 것까지 그렇다. 루프와 측면 윈도우 라인도 자세히 보면 4세대 수프라의 라인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제한된 공간 내에서 헤리티지를 계승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이 보인다.

 

7a0918b733d099f457111d4d0d25ab04_1547748 

전면으로부터 보닛으로 이어지는 라인과 파워 돔은 4세대 수프라에는 없는 것이지만, 3세대 수프라에서 그 형태를 찾아볼 수 있다. 과거 에어로다이나믹 향상과 함께 실내에서 헤드룸을 확보하기 위해 적용했던 더블 버블 루프는 토요타 2000GT에서 물려받은 것이다. 부풀어 있는 리어 펜더가 테일램프까지 부드럽게 이어지는 형태 역시 4세대 수프라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금씩 과장되게 다듬어진 곳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수프라의 라인 그리고 형태들을 계승하고 있다.

 

7a0918b733d099f457111d4d0d25ab04_1547748 

신형 수프라만의 오리지널을 추구한 부분도 있다. 프론트 범퍼와 사이드 스커트 하단을 장식하는 추가 에어로파츠 그리고 트렁크 일체형의 리어윙은 기존 수프라에는 없었던 것들이다. 리어 범퍼에 적용한 디퓨저와 그 중앙을 장식하는 독특한 형태의 안개등 역시 그렇다. 이 점은 신형 수프라가 최신 모델이라는 것 그리고 토요타 가주 레이싱의 첫 번째 글로벌 모델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기믹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7a0918b733d099f457111d4d0d25ab04_1547748 

아마도 수프라를 기다려 온 많은 이들이 실망할 수 있는 부분이 실내 디자인이 아닐까 한다. 토요타 특유의 정체성 그리고 역대 수프라로부터 물려받은 라인을 갖고 있는 외형에 비해 실내는 BMW를 거의 그대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부분은 실내 디자인에 약간의 변형을 주어 수프라 특유의 운전석을 단독으로 분리한 것 같은 형태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튜너들의 실력을 믿어야 할 것 같다. 스티어링 휠은 다른 제품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고, 센터페시아와 센터콘솔의 버튼 디자인들도 세련되게 바꿀 수 있을 것이다. 뒷좌석이 좁기는 해도 4인승 모델이라는 것을 내세울 수 있었던 과거와는 달리 신형 수프라는 완벽한 2인승 모델로 변모했지만, 이전에도 뒷좌석에 사람을 태우기 보다는 등받이를 좀 더 눕힐 수 있는 여유공간의 개념이 더 강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큰 흠은 되지 않는다.

 

 같은 뼈대에서도 다른 차를 만들 수 있다

7a0918b733d099f457111d4d0d25ab04_1547748

신형 수프라에서 제일 논란이 되는 것이 ‘BMW의 기술이 담긴 차체와 엔진’이 아닐까 한다. 수프라의 플랫폼은 BMW의 신형 Z4와 공유하며, 엔진 역시 BMW의 직렬 6기통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것만으로 수프라가 Z4와 동일한 자동차라고 이야기하며, 토요타의 엠블럼을 적용하고 있지만 사실은 BMW라고 혹평하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 제작에 대해 조금이라도 안다면 이러한 편견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알 수 있다. 자동차라는 제품은 서스펜션의 세팅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엔진의 회전 질감과 반응을 제어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이 달라진다. 만약 같은 플랫폼과 같은 엔진만으로 동일한 차라고 말한다면, 아우디 Q5와 포르쉐 마칸이 동일한 차라고 이야기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같은 플랫폼을 갖고도 역량 그리고 기술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성향을 지닐 수 있는 차를 만들 수 있다.

 

7a0918b733d099f457111d4d0d25ab04_1547748 

토요타 수프라는 플랫폼과 엔진 등의 소스는 BMW에서 얻었지만 개발팀은 별도로 꾸렸다. 그래서 신형 수프라에는 BMW Z4와는 다른 것이 담겨 있으며, 운전을 통해 추구하는 재미도 다르다. 아직까지 시승을 해 본 상태가 아니기에 운동 성능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조심스럽지만, 프로토타입 모델을 시승한 일부 해외 매체에 따르면 두 모델은 전혀 다른 움직임을 보인다고 한다. 무엇보다 일반도로에서의 성능이 뛰어나다고.

 

생각해보면 수프라의 명성이 본격적으로 축적되기 시작한 것은 일반도로였다. 물론 일본 수퍼 GT 등 수 많은 레이스에 출전하면서 시리저 챔피언을 4번 획득하고 전설이 되기도 했지만, 많은 이들이 일반도로에서 수프라를 즐기고 튜닝을 더했다. 그리고 지금의 수프라가 원하는 것도 ‘일반도로에서 운전자에게 즐거움을 주는 자동차’다. 아무리 역동적인 주행을 즐기는 운전자라 해도 매일 서킷을 가지는 않기 때문에 이 점은 상당히 중요하다.

 

7a0918b733d099f457111d4d0d25ab04_1547748 

이제 수프라는 완전히 베일을 벗었고, 부활의 노래를 본격적으로 불렀다. 7년 간 기대해 온 수프라가 상상과는 너무 달라진 모습으로 등장해 실망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아직 탑승해 보지도 않았는데 BMW와 닮았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 차는 분명히 수프라라고 이야기할 수 있으며 토요타는 신중하면서도 영리한 선택을 했다고 말할 수 있다. 새로 등장한 수프라가 어떤 즐거움을 줄 것인지, 스티어링을 잡아보는 그 날이 기대가 된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