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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 안전에도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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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승인 2016-04-30 00:3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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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의 안전 관련 수석 연구원인 로타 야곱슨 박사가 방한했을 때의 일이다. 당시 기자는 ‘아기가 불안감을 느끼고 울음을 그치지 않음으로 인해 부모가 집중을 잃어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질문했었는데, 그녀의 답변은 ‘아기는 운전에 집중하는 데 있어 어쩔 수 없이 방해가 된다. 그러니 아기를 달래기 위해 눈을 마주쳐야 한다면, 조수석에 카시트를 설치하고 반드시 에어백을 끄는 것을 권장한다. 하지만 안전을 위해서는 뒷좌석에 카시트를 설치해야 한다’였다.

 

야곱슨 박사의 답변은 안전을 지키는 데 있어 정석임에 분명하지만 동양, 나아가 한국의 생활 습관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한국의 경우 아기가 울기 시작하면 부모는 어떻게든 아기를 달래서 울음을 멈추게 하는 게 보통이기 때문이다. 아기가 울더라도 쉽게 달래기 보다는 실컷 울게 두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서양, 특히 볼보의 원산지인 북유럽과는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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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자동차는 제조 국가의 문화와 라이프스타일, 정서의 영향을 받는 대표적인 제품이고 볼보 역시 예외는 아니다. 북유럽 국가에는 최고를 위해 노력하거나, 이윤 창출에 집중하는 기업 정신이 거의 없으며, 야근이 없고 16-17시면 대부분 직장에서 퇴근한다. 그리고 집 근처에서 가볍게 운동을 즐기거나 집에서 청소, 인테리어 DIY 등을 진행하고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곤 한다.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은 이와 반대이다. 최고를 위해 노력하고 이윤 창출에 집중하는 기업 정신이 대부분으로, 이에 직장인들도 자연스럽게 야근을 진행하게 된다. 그리고 퇴근 후에도 집으로 가기 보다는 식당, 상점, 유흥가처럼 화려한 곳을 찾는다. 이와 같은 생활 패턴으로 인해 맞벌이 가정의 경우 아기가 태어나고 가정에 집중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상황도 자연스럽게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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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가 2015년 7월에 발표했던 XC90 엑설런스 차일드 시트 콘셉트의 사진을 자세히 살펴보면, 부부와 아기가 모두 탑승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버지는 운전석에 앉아있고 어머니는 뒷좌석에 앉아 자연스럽게 아기와 눈을 마주치고 있다. 이로 인해 아기가 차 내의 진동과 소음으로 인해 불안을 느끼고 울음을 터트리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것이다. 여유로운 생활 패턴으로 인해 평소에도 부부와 아기가 함께 자주 탑승할 수 있는 스웨덴의 라이프스타일이 이와 같은 콘셉트를 가능하게 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은 상당수의 아버지가 아침 일찍 출근해야 하는 생활 패턴으로 인해 주로 어머니가 아기와 함께 자동차에 탑승하게 된다. 안전을 위해서 뒷좌석에 유아용 시트를 설치하고 아기를 앉힌 후 어머니가 운전석에 앉는다. 뒷좌석에 혼자 남겨진 아기는 짜증과 불안을 쉽게 느끼고 결국 울음을 터트린다. 운전석에 있는 어머니는 말로 아기를 달래보지만, 한계가 명확하기에 쉽게 달래지지 않고 이로 인해 집중력까지 흐트러져 사고까지 일으킬 수도 있다.

 

이는 엑설런스 차일드 시트 콘셉트를 적용한다 해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볼보의 안전을 중시하는 자동차 제작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한다 해도 어머니와 아기가 크게 다치거나 사망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아기가 울면 달래야 한다’는 사고방식을 가진 동양인으로써는 이와 같은 콘셉트가 부합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이를 적용하게 위해 하룻밤 새에 동양의 라이프스타일을 북유럽 스타일로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며 이는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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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동양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안전은 없는 것일까? 이에 대해서는 닛산이 제시한 해답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닛산은 최근 ‘아기를 위한 드라이브 뮤직’을 제작해 무료로 배포하고 있는데, 부모가 아기를 달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들을 수집해 가사에 반영하고 아기가 쉽게 관심을 가지는 5,000-6,000 Hz의 주파수대를 중심으로 작곡을 진행했다.

 

물론 드라이브 뮤직은 안전 사양이 아니다. 그러나 실험 결과 음악을 재생하기 전에는 울음을 터트리던 아기가 음악을 재생하기 시작하자 곧 안정을 찾기 시작했고 이내 편안하게 잠들었다. 운전이 서툰 아기 엄마들이 온전히 자동차 운전에 집중할 수 있어 사고 확률도 감소했다. 결과적으로는 자동차의 안전을 높이는 데 일조를 했으니 하나의 안전 사양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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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와 닛산의 접근 방식은 서로 다르지만 ‘아기가 탑승했을 때의 안전’이라는 공통 분모는 같으며, 어떤 방식이 더 안전하다고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분명한 건 라이프스타일과 맞지 않는 안전 사양은 제대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제조사들이 다양한 안전 사양을 개발하기 전에 라이프스타일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연구해야 되는 이유다. 언젠가는 한국의 자동차에서도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실용적인 안전 사양이 등장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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