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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에어 스포일러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ㅣ 사진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3-11-20 10:43:00

본문

 

1738년 스위스의 물리학자 다니엘 베르누이(Daniel Bernoulli; 1700~1782)는 유체(流體)의 흐름을 관찰하던 중, 속도가 증가하면 유체의 압력이 떨어지는 현상을 발견합니다. 그는 물체가 멈추어 있는 상태의 압력을 정압(靜壓; static pressure)이라고 가정하고, 움직일 때의 압력을 동압(動壓; dynamic pressure)이라고 구분하고, 이 둘을 합쳐 전체 압력(全體壓力; the total pressure) 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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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것을 바탕으로 물체가 멈추어 있거나 움직이고 있거나 간에 언제나 이 전체 압력은 일정하다고 생각하면서, 실험을 통해 정압과 동압의 차이는 물체의 움직이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그 속도의 제곱만큼 증가한다는 내용을 정리해 ‘베르누이의 정리’를 내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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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비행기가 뜨는 원리라고 설명되기도 했었지만, 이후의 연구를 통해 실제로 비행기의 날개에 적용되는 원리는 이와는 다른 ‘코안다 효과(Coandã Effect)’에 의한 것임이 밝혀집니다. 즉, 유체 흐름이 날개의 표면에 붙어서 흘러가는 Coandã 효과에 의해 날개 위쪽의 곡면의 길이가 긴 유속이 아래쪽보다 훨씬 빠르게 돼서 날개 상하의 압력 차이에 의한 양력 발생으로 곡률이 클수록 양력도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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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누이의 정리가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지만, 단지 공기의 흐름만이 아닌, 물체 표면과의 상호 작용의 개념이 더해진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이러한 공기 흐름의 속도에 의해 물체와 공기의 상호작용이 바로 공기 역학 개념이며, 그러한 개념을 응용한 것이 바로 비행기의 날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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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비행기의 날개에 적용시켜 본다면, 날개 면의 상하로 흐르는 서로 다른 속도의 기류에서 날개 아래의 직선적인 면 쪽의 기류보다는 위쪽의 굽은 면, 즉 공기가 움직이는 거리가 상대적으로 긴 쪽의 기류가 빨라져서 압력이 낮아지게 되므로, 날개는 압력이 낮은 위쪽으로 떠오르게 됩니다. 이 힘을 양력(揚力; lifting force)이라고 합니다. 물론 비행기가 뜨는 원리는 단지 이것만은 아니라고 합니다. 더 복잡한 역학 관계가 존재하지만, 기본 개념이 이렇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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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포뮬러 레이싱 머신에 설치되어 있는 윙은 날개를 뒤집은 형태임을 볼 수 있습니다. 보통은 포뮬러 레이싱 머신의 앞과 뒤의 커다란 날개의 모양으로 설치되어 있는데요, 대개 포뮬러 레이싱 머신의 전체 무게는 운전자가 탑승하고 연료를 가득 채우면 약 680㎏정도라고 합니다.

 

그런데 앞․ 뒤에 달린 윙의 면적과 시속 300㎞에 육박하는 경주 속도에 의하여 만들어지는 지면을 향하는 양력 - 이것을 다운 포스(down force)라고 합니다 - 은 무게로 따지면 약 1,400kg 가량되며, 경주용 차 무게의 두 배 가량 되므로, 이론적으로 따진다면 만약에 레이싱 머신이 쉬지 않고 시속 300㎞로 달릴 수만 있다면 천장에 거꾸로 붙어서도 달릴 수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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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원리를 가진 윙(wing)과 자동차에 붙어 있는 에어 스포일러(air spoiler)는 자주 혼동되어 이해되기도 합니다. 윙은 그야말로 날개의 역학적 원리를 그대로 이용한 것이지만, 에어 스포일러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에어 스포일러는 문자 그대로 공기의 흐름을 흐트러뜨리는(spoil) 구조물입니다.

 

일반적인 승용차의 차체 형태를 보면 전반적으로 차체 아래는 평평 하지만(물론 서스펜션과 배기 파이프 등으로 실제로 복잡하고 굴곡이 많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 평평하다는 의미입니다), 위쪽은 불룩한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아래위의 기압 차를 일으키는 날개 원리를 성립시켜서 고속에서는 당연히 차체가 떠오르게 만듭니다. 차체가 떠오르면 타이어의 접지력이 줄어들어 차체가 불안정하고 오히려 주행 성능도 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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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위쪽으로 흐르는 공기의 흐름을 흐트러뜨려서(spoil), 즉 공기의 흐름을 늦추어 차체 아래위의 기압 차를 줄이는 것이 에어 스포일러(air spoiler)의 역할입니다. 그러므로 에어 스포일러를 달면 차량 전체의 공기저항은 오히려 약간 증가하지만 앞서 설명한 코안다 효과가 발생하지 않아서 고속에서 양력 발생은 줄어들고 오히려 차량이 안정적으로 달리게 됩니다.

 

따라서 경주용 포뮬러 머신의 윙과 일반 승용차의 스포일러는 전혀 다른 반대의 원리인 셈입니다. 그리고 이런 공기역학적 효과는 대체로 시속 60km 이상의 속도에서부터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물론 윙의 다운 포스는 훨씬 더 높은 속도에서 발생하게 됩니다. 그렇게 따지면 결국 시가지에서 시속 50km가 최고속도인데 뒤에 포뮬러 머신 만큼의 커다란 윙을 다는 튜닝을 하는 것은 극단적으로 이야기한다면, 그냥 승용차 트렁크 위에 짐을 하나 더 얹고 다니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입니다. 게다가 그런 구조물은 뒤차의 시야에도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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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런 성능을 위해서가 아니라 단지 외관 상의 멋을 위해 윙이나 스포일러를 달겠다고 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공기저항이 증가하고 무거워지므로 연비가 나빠지지만, 그렇더라도 당연히 자신의 선택이고 자유 의사로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차량 법규에서 허용하는 정상적인 허가 절차와 합당한 기술이 뒷받침되고, 차량과 보행자의 안전성, 그리고 적절한 시공 방법이 뒷받침된다면 말입니다. 그렇지만 과도한 크기의 윙은 교통 사고 시에 보행자나 다른 차량에 더 큰 피해를 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자동차는 나 혼자서 멋 부리는 걸로 끝나는 대상이 아니라 공공의 도로를 함께 이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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