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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르망 24시,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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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승인 2016-06-22 04:36:36

본문

그 누가 감히 예상했을까. 우승이 확실시되던 토요타의 머신이 불과 경기 종료 3분을 남겨두고 멈추게 될 줄을 말이다. 포르쉐와 토요타, 두 팀의 희비가 순식간에 바뀌는 극적인 순간이 연출되는 걸 보면서 미국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포수였던 요기 베라(Yogi Berra)의 명언인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가 떠올랐다. 매 회 르망 24시마다 극적인 역전과 기적이 발생하곤 하지만, 올해는 다양한 팀이 각 클래스에서 경쟁을 거듭하면서 한 편의 드라마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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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망 24시는 1923년부터 시작된 전통 있는 내구 레이스다. 현재는 FIA WEC 경기 중 한 카테고리에 속해 있지만, 오랜 기간 개최되어 왔다는 전통과 24시간을 쉬지 않고 주행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로 인해 다른 내구 레이스보다도 특별함을 담고 있다. WEC 시즌 경기 중 다른 내구 레이스들을 포기하고서라도 르망 24시에만 올인하는 자동차 제조사도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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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의미로 인해 올해에는 새로 출전하는 제조사들과 함께 기존 챔피언들도 우승을 위해 칼을 갈았다. 2015년 르망 24시의 승자였던 포르쉐는 올해의 승리를 위해 그동안 다른 WEC 경기에서 시험적으로 사용하던 하이브리드 배터리를 포기하고 작년 스펙으로 돌렸으며, 아우디는 연료탱크 용량 제한이라는 핸티캡을 안으면서도 기존 V6 디젤 터보차저 엔진을 더욱 정밀하게 다듬었다. 토요타는 기존 엔진을 버리고 2.4L V6 가솔린 터보차저 엔진을 탑재했다. 세 팀 모두 르망 24시 LMP1 카테고리에서의 우승을 위해 모든 기술을 아낌없이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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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LMGTE-Pro 카테고리에서는 혼전이 예상됐다. 포드가 오랜만에 GT를 부활시키면서 페라리를 향해 선전포고를 개시한 것이다. 그 모습이 마치 1960년대에 엔초에게 무시당했던 포드가 캐롤 쉘비와 GT40을 앞세워 르망 24시 레이스에서 페라리를 꺾었던 과거를 재현한 듯 했다. 그 외에도 애스턴 마틴과 포르쉐, 쉐보레가 각각 레이스카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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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르망 24시의 그리드 정렬 순서를 결정하는 퀄리파잉 레이스가 시작됐다. 주간에 실시된 1차 퀄리파잉과 야간에 실시된 2차 퀄리파잉에서 포르쉐와 토요타는 폴포지션을 놓고 다퉜다. 그리고 3차 퀄리파잉에서 비가 내렸고, 빗길에서 강했던 포르쉐는 폭우로 인해 퀄리파잉이 중단되기 전까지 기록을 세워 결국 폴포지션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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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현지 시각 오후 3시, 비가 세차게 내리는 가운데서도 레이스 진행을 위해 모든 차들이 그리드에 정렬했다. 그 앞에 있을 파란을 아무도 모르는 채, 지금까지 우승을 위해 갈고 닦았던 기술과 테크닉을 모두 발산하기 위해 모였다. 샤르트 르망 서킷을 찾은 헐리우드 스타 ‘브래드 피트’의 출발 신호로 레이스가 시작됐고, 폭우로 인해 초반 1시간 가량은 세이프티카가 선두에서 경주차들을 이끌었다. 이후 비가 잠잠해지면서 세이프티카가 퇴장했고,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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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작 후 4시간이 지나자, 각 경주차들이 보충이나 정비를 위해 피트인을 하거나 사고를 일으키기도 하면서 순위의 변동이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선두권에서 주행하던 아우디의 경주차 중 한 대가 터보차저 이상 문제로 20분간 피트에서 정비를 받아야 했고, 그 사이 순위는 58위까지 하락해 버렸다. LMGTE-Pro 카테고리에서는 페라리 488 GTB가 선두를 차지한 가운데 포드 GT가 그 뒤를 계속 쫒고 있었다. 그 뒤에는 쉐보레 콜벳 C7R과 애스턴 마틴 밴티지가 1위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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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간 후, 포르쉐가 피트인을 하는 동안 토요타의 레이스카들이 잇달아 선두를 차지했다. 터보차저 교환을 받은 아우디는 그동안 하락한 순위를 만회하는 듯 잇달아 자신의 알을 달리던 경주차들을 추월했고, 다시 선두권에 진입했다. 그리고 페라리 488 GTB의 뒤를 쫒던 포드 GT는 기회를 틈타 선두를 차지했다. 8시간 후, 아우디는 다른 경주차가 문제를 일으키고 피트에서 정비를 받기 시작하면서 우승에서 점점 멀어져 가고 있었다. 포르쉐와 토요타는 여전히 선두를 두고 싸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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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작 후 10시간이 지나자, 경주차들이 하나둘씩 이상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포르쉐의 경주차 중 한 대가 오버히트 문제로 인해 피트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고, 그 사이 토요타가 선두를 지키기 시작했다. 아우디는 브레이크 디스크가 너무 빨리 냉각되는 문제가 발생하면서 선두권과 크게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LMGTE-Pro 에서는 경기에 출전했던 4대의 포드 GT 경주차 중 선두를 유지하던 한 대가 이상을 일으켜 피트에 진입했고, 경기 포기를 선언하면서 페라리 488 GTB가 다시 선두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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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이 잠드는 칠흑의 밤이 되었지만, 샤르트 르망 서킷의 불은 꺼질 줄 몰랐다. 경주차들은 저마다 헤드램프를 밝게 점등하고 주행을 계속했으며, 순위 경쟁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경주차의 고장을 수리하지 못하고 경기를 포기, 차고의 문을 내리는 팀도 서서히 늘기 시작했다. 그리고 경기 시작 후 16시간째, LMGTE-Pro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였던 쉐보레 콜벳 C7R이 타이어 배리어와 충돌하는 사고를 일으키면서 리타이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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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시간 후, 아침이 밝았다. 토요타가 여전히 선두를 차지한 가운데 포르쉐가 그 뒤를 바짝 쫒고 있었으며, 아우디는 순위권에서 멀어져 보였다. 페라리 488 GTB는 계속 선두를 유지했지만, 남은 포드 GT의 추격이 상당히 매서웠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었다. 그리고 시간이 약간 지나자 토요타의 경주차 중 한 대가 차체에 손상을 입고 피트인했다. 차체 손상과 더불어 경주차 자체에도 문제가 발생해 귀중한 시간을 허비했다. 어느 새 2016 르망 24시도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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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 종료를 2시간 정도 남겨둔 시점에서 선두를 유지하던 토요타 경주차의 드라이버 교체가 이루어졌다. 카주키 나카지마가 탑승하면서 경주의 마무리를 담당하게 됐고, 포르쉐와는 30초 가량의 차이로 선두를 지키고 있어 이대로만 주행한다면 우승이 확실해 보였다. 한편, LMGTE-Pro에서는 한 순간의 실수가 순위를 갈랐다. 선두로 주행하던 페라리 400 GTB가 스핀한 틈을 타 포드 GT 경주차 중 한 대가 선두를 차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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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료를 3분여 남겨둔 시점, 토요타 피트는 승리를 장담한 듯 축제 분위기였고 포르쉐 피트는 서로를 위로하며 달래고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 이변이 발생했다. 선두를 주행하던 토요타의 경주차에 급작스런 이상이 발생, 속력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멈춰버리고 만 것이다. 순식간에 토요타 피트와 포르쉐 피트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나카지마가 절규하면서 어떻게든 경주차를 움직여 보려 했지만 무산됐고, 결국 포르쉐의 경주차가 먼저 체커기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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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포르쉐는 통산 18회의 르망 24시 우승을 획득하면서 샤르트 르망 서킷의 강자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토요타는 비록 1등은 놓쳤지만 남은 한 대의 경주차가 완주하면서 2등으로 경기를 마무리했으며, 그 뒤를 이어 순위권에서 멀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완주한 아우디가 3등을 차지했다. 그리고 LMGTE-Pro에서는 포드 GT가 우승을 차지함으로써 1960년대의 포드의 영광을 다시금 재현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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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르망 24시에는 특별한 자동차와 드라이버도 참가했다. 번외 클래스로 참가한 드라이버 중 프레데릭 소셋은 패혈증으로 인해 팔과 다리를 모두 절단했지만 좌절하지 않고 레이스에 도전했으며, 차량은 그가 운전할 수 있도록 특별한 개조가 가해졌다. 그의 도전도 특별하지만, 그가 운전을 할 수 있도록 도운 레이싱팀과 경주차를 제공한 아우디가 없었다면 그는 도전도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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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자동차 제조사의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사연을 갖고 도전했던 2016 르망 24시는 이번에도 한 편의 드라마를 완성하며 막을 내렸다. 이제 모두들 다음 레이스를 준비하거나 본래의 업무로 돌아가서 구슬땀을 흘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벌써부터 2017 르망 24시를 준비하는 팀들도 생겨날 것이다. 그 때 다시 샤르트 르망 서킷이 축제의 장으로 변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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